2015년 2월 23일 월요일

灰人 六

죽기 보다 싫었던 순간이 지나가고 눈을 떳을때
논동자가 타들어가는 듯한 빛을 등지고 미친듯이 길을 재촉할때
그의 곁에 함께 선 낯선 존재는 어느새 낯 익은 존재가 되어간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가 선명히 비치도록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은지 두시간여.
이제 서로에게 일말의 의심도 주저도 없이 목숨을 담보로 한 여정을 시작한다.

아직도 이유는 모른다
그에게 일어난 일들을.

단지 이 토록 눈부신 회색빛의 공간 속에
함께 빈자리를 채워갈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이 그는 너무도 행복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내저으며
그는 낯 익은 존재의 손을 잡고 길을 간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