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3일 월요일

지움

내가 20살때 그러니까 9년전
한 여자를 만났었지
그녀에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고 배웠어
그녀와 함께 있으면 정말로 세상 모든것이 내 것 같았지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안주하게 되었고
그녀에게 나의 더 나은 모습을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
아니, 곁에 누군가 꼭 필요할때 내가 옆에 있어 주지 못했지

6년 후 어느날 그녀가 떠나갔을때
난 내 삶을 지지하던 가장 큰 기둥을 잃었어
난 내 자신을 잃기 시작했고
그녀의 모습은 내 무의식 어딘가에서 항상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어

수 없이 많이 되뇌어봤어
그녀가 왜 떠났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순간순간을 뒤돌아 보면서 언제나 결론은 항상 나의 잘못됨이었지

내 심장에는 이미 그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잊기 위해서 단 하나의 기억도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
나는 내 심장을 태울 수 밖에 없었지
기억을, 추억을 떠올리려는 순간
그것들이 내 머리속에서 떠나가질 않는거야

어느덧 시간이 흐르니 서서히 지워져 가는 느낌이었어
시간은 약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구

그리고 오늘 갑자기 전화가 왔어
이번주 일요일에 결혼한다고
자기 가기전에 얼굴이나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주위 친우들의 결혼식에도 자주 가긴 했었지만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었구나 라고 전부터 생각했지만
그 결혼한다는 소리가 왜 이렇게 가슴에 사무치는 걸까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오늘밤 되살아 나네
나도 봤으면 좋겠지만
난 오늘 밤새 끝마쳐야 하는 일이 있어

내 눈에 눈물이 흘렀으니
네 눈에 피눈물이 흐를것이요
난 이제 울 수 없음이어라

난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었어

인연이란 알 수 없는 관계 속에 내가 기억하고 기억되어져야 할 모든것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사라져가고 있구나
사랑하고 증오하고 사랑한 모든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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